자가수리를 다시 시도해보았습니다.

이 글은 Study For Us Community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이 글을 Study For Us Community나 BitterSweets가 아닌 곳에서 보고 계신다면, 그 글은 불펌된 것이니 빨리 제르엘에게 알리고 치킨을 뜯는 게 좋습니다.

지난 6월, 2월 말에 강남까지 가서 만원 주고 힘들게 살려온 액정은, 책상 높이에서 떨어지면서 그대로…

짧은 생을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아무튼 리겜용으로 사용할 생각이어서 수리가 절실했던 2018년과는 달리, 리겜용 기기로 킹갓충무공마제스티 아이패드 프로가 생긴 지금은 아이폰을 수리할 이유가 딱히 없긴 했습니다만, 깨져버린 액정을 볼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아파지곤 했습니다. 전 그래서 ‘안 되면 버리지!’라는 생각으로 오픈마켓에서 아이폰 5용 호환 액정을,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호환 배터리를 각각 구매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액정이 오긴 왔어요. 그런데 배터리가 콘스탄티노폴리스, 그러니까 터키 이스탄불을 찍고 온다는 겁니다. 그래서 일단 배터리가 이스탄불을 찍고 올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으니까, 일단 뜯긴 뜯었죠. 다만 예전에 마신 고배와 미칠듯한 전면 카메라 & 이어스피커 조립 난이도 덕분에 쌍욕이 튀어나왔을 뿐이죠. 아무튼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성공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음악이 재생중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곡 제목과 앨범 커버는 무시합시다.

헌 액정(강화유리 파손) / 더 헌 액정(LCD 내상) / 새 액정입니다. 이번에도 곡 제목과 앨범 커버는 무시합시다.

이제 결론은 됐고 헛소리로 넘어갑시다. 여기서부터는 조립하다 지친 제르엘의 헛소리가 주저리주저리 쓰여있으니 딱히 보고 싶지 않으신 분은 곧바로 댓글창으로 가시거나 살포시 뒤로가기 버튼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일반형하고 기(旣)조립형(마켓 측에서는 조립된형이라고 써 놓긴 했는데, 아무리 봐도 표현이 어색해서…)이 있는데, 저는 일반형을 골랐고, 토 나올 뻔 했습니다. 전면 카메라와 이어스피커 체결이 드럽게 안 되는 거였습니다. 카메라를 꽂아두면 튀어나오고, 이어스피커는 또 제자리에 안 들어가고, 떨어진 줄 알고 바닥을 뒤져봤는데, 액정 후면 프레임에 멀쩡히 잘 붙어있고… 아무튼 이 그지같은(?) 작업 난이도 덕분에 교체 도중에 괴성과 쌍욕이 저절로 나오더군요. 어찌저찌 욱여넣어서 조립을 끝낸 뒤, 액정 케이블 커넥터를 로직 보드에 조립하는데, 또 토나올 뻔 했습니다. 드럽게 안 꽂힙니다. 어찌저찌 꽂고 브라켓을 덮은 뒤 전원을 넣었더니, 저를 반겨주는 건 검은 화면뿐이었습니다. 이제 슬슬 멘탈에 금이 가기 시작한 저는 어찌저찌 브라켓을 풀고, 커넥터를 다시 조립한 뒤, 브라켓을 덮고 다시 전원을 넣어 봤습니다. 화면이 들어옵니다. 터치도 원활하진 않지만 되긴 합니다. 뚜껑을 덮었습니다. 갑자기 터치감이 살아납니다. 그런데 화면에 멍이 듭니다. 다시 뜯습니다. 브라켓 한쪽이 들려 있습니다. 다시 수평하게 조립합니다. 멍이 점차 사라집니다. 그대로 좀 쓰다가 마지막에 별나사를 채워 줍니다. 이번엔 다른 부분에 멍이 듭니다. 심하지 않으니 나사 재조립 한 번 해 주고 무시합니다. 이렇게 해서 아주 스펙타클하게 액정 교체에 성공했습니다. 전면 카메라, 근접 센서는 잘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고, 이어스피커는 아직 확인하진 않았습니다만, 어차피 쓸 일 없으니까 그냥 내버려 두기로 합니다.

지금까지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쓰인 제르엘의 헛소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배터리 말인데요. 터키 포스트라고 생각했는데, 배송업체가 EKC로 바뀐 것 같습니다. 송장 번호가 대한통운 송장번호로 바뀌었거든요.

Don’t Copy That Floppy!